![]() ▲ 전남미래국제고등학교 조감도 |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 중단을 통보했음에도 전라남도교육청이 100명 규모의 유학생 모집을 계속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비자가 대거 불허되면서 도내 직업계고 6개교의 학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영암 구림공고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해 2학년 2개 반으로만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교육청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도내 직업계고 6개교에 입학할 예정이던 외국인 유학생 115명 가운데 비자가 발급된 학생은 완도수산고 7명, 한국말산업고 4명, 목포여상 4명 등 15명에 그쳤다. 전남미래국제고 45명, 구림공고 34명, 목포여상 11명, 전남생명과학고 10명 등 100명은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57명, 우즈베키스탄 8명, 카자흐스탄 9명 출신 학생이 전원 불허됐고, 몽골은 30명 가운데 26명이 불허 통보를 받았다.
영암 구림공고의 경우 올해 신입생 34명(2개 반)을 모두 받지 못하게 되면서, 지난해 입학한 2학년 2개 반으로만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구림공고에 28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비자를 발급받아 입학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전남미래국제고는 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해 51명의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전원 비자 불허로 국내 거주 이주배경학생 6명만으로 오는 9일 개교한다.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후손 4명이 비자를 재신청했으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법무부가 밝힌 비자 불허 사유는 정책적 판단에 그치지 않는다. 법무부는 유학생 모집 과정에서 취업비자 발급 등 왜곡된 정보가 제공돼 고교 진학이 국내 취업의 통로가 되고 있으며, 불법 브로커 개입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국에서 홀로 유학하는 미성년 학생이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고교 졸업 후 지역 취업·정주(定住)를 목적으로 하는 유학’에 대해 고교 이하 유학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전남교육청의 입장 번복도 논란이 됐다. 교육청은 당초 “법무부로부터 어떠한 공문도 받지 못했고, 비자 발급 시스템 조회를 통해 불허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발급 중단을 결정·통보했고, 올해 1월부터도 수시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반박하자, 교육청은 “간담회 등을 통해 수차례 협의해 왔고 지난해 10월 공문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종 불허 통보 시점도 교육청은 2월 23일이라 했으나, 법무부는 2월 13일에 통보했다고 밝혀 10일의 차이가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도 2일 성명서를 내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법무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유학생 선발을 강행한 것은 정책 판단의 오류”라고 지적하며, “기초학력 지원 등 필수 교육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 사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교육청은 상시·가변 학급 운영으로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법무부·교육부·교육청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 보호를 전제로, 명확한 기준 속에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비자 불허 사태는 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에서도 64명 중 32명, 충남은 26명 중 17명, 전북은 17명 전원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직업계고 외국인 유학생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6.03.12 (목) 2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