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닮은 점액박테리아의 소용돌이 무늬./Daniel Wall, University of Wyoming |
미국 와이오밍대학교의 연구실에서 박테리아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뜻밖의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점액박테리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수많은 세포가 서로 모이고 움직이며 소용돌이치는 원형의 무늬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특정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지자 개별 세포들이 몇 시간 만에 모여들어 작은 원을 만들고, 다시 주변의 세포들과 어울려 복잡한 소용돌이 무늬를 만들어냈습니다.
사진을 보는 우리의 눈에는 전혀 다른 것이 보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
고흐가 캔버스 위에 붓질로 남긴 소용돌이와, 박테리아가 생존을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소용돌이가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물론 박테리아가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고흐를 흉내 낸 것은 더더욱 아니지요.
박테리아는 그저 자신의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움직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과학과 예술이 만나게 됩니다. 예술가는 자신의 의지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지만, 자연은 의지 없이도 아름다운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그 질서를 발견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요.
현미경 아래의 작은 생명체가 만들어낸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예술이 과연 인간만의 것인가 하는 엉뚱한 질문까지 생겨납니다.
과학자는 여기에서 유전자의 스위치를 보고, 예술가는 별이 빛나는 밤을 봅니다. 저는 그 둘이 같은 화면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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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현 과문융합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2026.08.27 (목) 1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