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구조물, 쉘 구조로 하중이 분산되어 기둥이 필요없다./FUEL Publishing/Stefano Perego |
1950~1970년대 이탈리아는 철근콘크리트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건축가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콘크리트 자체를 하나의 조형 예술로 승화시키려 했습니다. 기능과 예술이 만난 모더니즘 건축의 한 장면입니다.
이 구조가 강한 이유는 쉘(Shell) 구조에 있습니다. 평평한 판은 쉽게 휘지만, 원통을 반으로 자른 듯한 곡면은 힘을 구조 전체로 분산시킵니다. 종이를 평평하게 들면 쉽게 구부러지지만 둥글게 말면 훨씬 단단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비나 바람, 사람의 하중은 곡면을 따라 양쪽으로 흘러갑니다. 콘크리트는 압축력을, 내부 철근은 인장력을 담당하면서 기둥이 거의 없어도 넓은 공간을 덮습니다. 곡면은 소리도 길게 퍼뜨리고, 바람도 부드럽게 흘려보내 풍압과 소음을 줄입니다. 충격과 진동 역시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구조 전체로 분산됩니다.
이 원리는 자연에도 그대로 존재합니다.
달걀은 얇지만 위에서 누르면 놀라울 만큼 강하고, 조개껍데기는 파도의 충격을 분산하며, 달팽이껍데기는 나선형으로 응력을 흘려보냅니다. 아치교와 터널 역시 하중을 양쪽으로 분산시키는 같은 원리를 이용합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잠실실내체육관이나 고척스카이돔의 지붕은 하중이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수많은 부재를 따라 돔 전체로 퍼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계란껍데기처럼 3차원 응력 분산을 이용하기 때문에 넓은 경기장을 기둥 하나 없이 덮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자연과 건축은 같은 언어를 사용합니다. 직선은 힘을 버티지만, 곡선은 힘을 흘려보냅니다. 그리고 인간은 오래전부터 자연이 보여 준 그 원리를 건축 속에 옮겨 왔습니다.
“자연은 먼저 발명하고, 인간은 그것을 흉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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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
현 과문융합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2026.08.24 (월) 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