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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박옥(璞玉, 다듬기 전의 옥돌)을 가지고 와서 자한(子罕)에게 바치자 받지 않았다. 옥을 바치는 사람이 “이 옥을 전문가에게 보여줬더니 질 좋고 값비싼 옥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성(司城)님께 바치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자한은 “나는 남의 물건을 탐내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기고, 그대는 이 옥을 보배로 여기고 있네, 만일 자네가 나에게 이 박옥을 주면 우리 두 사람 모두 보배를 잃게 되네, 그러므로 각각 자기의 보배를 갖고 있는 것만 같지 못하네.” 라고 하면서 물리쳤다.
이글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있는 고사인데, 불탐위보(不貪爲寶)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된 일화다.
후한시대 청렴하기로 이름난 양진(楊震)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양진의 추천으로 지방 수령(창읍 현령) 벼슬을 하던 왕밀(王密)이 밤을 틈타 자신을 천거해 준 감사의 표시로 황금 10근을 바치자 양진이 거절하였다. 그러자 왕밀은 “밤이라서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받아주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양진은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내가 알고(我知), 그대가 아는데(子知), 어찌하여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가.”라고 했다. 왕밀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물러났다.
이 이야기는 자치통감(資治通鑑) 한기(漢紀)에 실린 내용을 요약하여 조선시대 어린이 교재인 ‘소학(小學)’에 실린 글이다. 알 지(知)가 4개 있다고 하여 ‘四知’, ‘天知·地知·我知·子知’, ‘楊震四知’ 등의 성어를 후세에 전해준 일화이다.
요즈음 고위직 사모님(여사님) 한 분이 누군가로부터 가방 하나를 받았던 사건을 검찰에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일로 세상은 온통 떠들썩하고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작은 파우치’인지 ‘명품 가방’인지는 몰라도 어느 목사가 그것을 내놓을 때 “저는 이런 물건을 받지 않는 것을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제가 목사님의 정성은 받은 것으로 할 터이니 이 물건은 도로 가져가십시오.”라고 말하는 선출직 최고위 공무원의 여사님은 기대할 수 없나요?
그 목사가 물건을 들이밀 때 '세상에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없으며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훤히 내려다 보고 계십니다. 제가 이걸 받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국민들이 목사님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해 주겠습니까?'라고 하면서 정중하게 손사래를 쳤다면 몰래 촬영하던 목사가 얼굴이 붉어지지 않았을까요?
* 자한(子罕): 춘추시대(春秋時代) 송(宋)나라 평공(平公, B.C. 575∼B.C. 532 재임)時 현신(賢臣), 성명은 락희(樂喜), 자한(子罕)은 그의 자(字).
* 양진(楊震, ?∼124): 동한(東漢) 정치가(政治家), 자(字) 백기(伯起), 호(號) 관서공자(關西孔子), 사지선생(四知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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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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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8 (월) 1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