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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도전자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OpenAI-SK 데이터센터와 2조 5,000억 원 규모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지만, 6개월 전 32%에서 현재 25%대로 하락했다. 반면 주철현 전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과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은 같은 기간 각각 9%에서 17.9%, 6%에서 13.8%로 상승했다.
11월 여론조사…“김영록 선두 유지하나 격차 좁혀져”
프레시안 광주전남취재본부가 시그널앤펄스에 의뢰해 11월 7~8일 전남 거주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영록 지사가 25.6%로 여전히 선두를 달렸다. 이어 주철현 전 위원장 17.9%, 신정훈 위원장 13.8%, 이개호 전 농림부 장관 9.8%, 서삼석 민주당 최고위원 7.0% 순이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KBS광주방송총국 조사(10월 29~30일)에서 김영록 28%, 주철현 14%, KBC광주방송 조사(11월 2~3일)에서 김영록 22.7%, 주철현 16.2%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김 지사가 최근 대형 국책사업을 연이어 유치했음에도 지지율 반등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0월 해남 솔라시도에 OpenAI-SK 데이터센터를 유치했고, 삼성SDS 주도 국가 AI컴퓨팅센터(2조5000억원 규모)도 광주, 전북과의 경쟁 끝에 따냈다.
한 지역 정치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가 실제 도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유권자들은 미래 청사진보다 현재의 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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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지형 변화…“독주에서 접전으로”
6개월간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판세 변화가 뚜렷하다.
6월 조사(코리아리서치)에서 김영록 지사는 32%로 2위 주철현(9%), 3위 신정훈·이개호(각 6%)를 압도했다. 8월 말 조사(남도일보/에스티아이)에서는 김영록 27.6%, 주철현 13.4%, 신정훈 11.7%를 기록했다.
11월 현재 프레시안 조사에서는 김영록 25.6%, 주철현 17.9%, 신정훈 13.8%로 격차가 더욱 좁혀졌다. 6개월간 김 지사는 약 7%p 하락했지만, 주철현은 약 9%p, 신정훈은 약 8%p 상승했다.
부동층 변화는 조사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6월 39%였던 무응답층이 KBC 조사(11월)에서는 12.8%로 나타났지만, KBS 조사에서는 30%, 프레시안 조사에서는 '없음'(46.8%)과 '잘모름'(2.2%)을 합쳐 약 49%에 달했다. 조사 방식(ARS vs 전화면접)과 설문 구성에 따른 차이로 보이며, 여전히 상당수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연령별로는 김 지사가 60대 이상에서 30%대 이상의 높은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아 세대 간 온도차가 있음을 보여준다.
긍정적 도정 평가에도 지지율 하락…“3선 피로감 작용”
흥미로운 점은 김영록 지사의 도정 수행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KBS 조사에서 ‘잘했다’ 64%, ‘잘못했다’ 23%였고, KBC 조사에서도 ‘잘함’ 55.6%, ‘잘못함’ 30.2%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크게 앞섰다.
그럼에도 차기 지사 적합도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도정 평가’와 ‘차기 적합도’가 다른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첫째, 3선 도전에 대한 피로감이다. 70세 고령에 8년 집권 후 또다시 4년을 맡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잘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둘째,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중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7년간 풀지 못한 과제를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김 지사의 리더십에 아쉬움이 제기됐다.
셋째, 대형 프로젝트의 체감 효과 부재다. AI 데이터센터 등이 해남 솔라시도에 유치됐지만, 이것이 전남 전역의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민들은 당장의 변화를 원한다.
넷째, 세대교체 요구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새로운 인물, 새로운 비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역별 3분할…“텃밭 사수전”
권역별 지지율을 보면 전남이 3등분된 양상이다.
서남권(목포·영암·무안·신안·해남·완도·진도·장흥·강진)에서는 완도 출신 김영록 지사가 35.0%로 압도적이다. 동부권(여수·순천·광양·곡성·구례·고흥·보성)에서는 여수 출신 주철현 전 위원장이 27.5%로 선두를 달렸다. 광주인접권(나주·화순·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는 나주 출신 신정훈 위원장이 28.9%로 1위를 차지했다.
각 후보가 출신 지역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전남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비전 제시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개호 전 장관은 담양 출신으로 광주인접권에서, 서삼석 의원은 무안 출신으로 중서부권에서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1강 2중 구도를 깨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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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비전과 전략이 관건”
민주당 지지율이 77%로 압도적인 가운데, 전남에서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다. 현재 김영록의 ‘독주’에서 ‘1강 2중’ 구도로 재편됐지만, 여전히 유동적이다.
김 지사는 남은 기간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성과를 도민 체감 정책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실제 일자리 창출 로드맵과 청년 정착 지원책이 절실하다.
도전자들은 김 지사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리더십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선다. 주철현 전 위원장은 “대형 프로젝트를 실제 도민 삶으로 연결시킬 실행력”을, 신정훈 위원장은 “환경과 개발의 균형잡힌 비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전체 판도…“현직 프리미엄 약화가 대세”
같은 조사에서 광주시장 후보 적합도는 민형배 국회의원이 33.8%로 현직 강기정 시장(13.6%)을 20%p 이상 앞섰다. 문인 북구청장과 정준호 의원이 각각 8.9%로 3위를 기록했다. 민형배 의원의 독주가 뚜렷한 가운데, 강기정 시장은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 등으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현직들이 엇갈린 모습이다. 전남교육감은 김대중 현 교육감이 36.2%로 김해룡 전 여수교육장(10.5%), 장관호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9.7%)을 크게 앞섰다. 반면 광주교육감은 이정선 현 교육감(24.5%)과 김용태 전 장학관(22.3%)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호남 지방선거 전반에서 현직 프리미엄이 약화되는 추세다. 광주시장(강기정), 전남지사(김영록), 광주교육감(이정선) 모두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유일하게 전남교육감만 김대중 현 교육감이 안정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8년간 이어진 민주당 일당 독주 체제에 대한 피로감과 세대교체 요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청년층의 변화 요구가 강한 광주와 전남 도시 지역에서 현직들이 고전하고 있다.
7개월 앞으로…“경선 룰과 전략이 관건”
내년 6월 3일 제9회 지방선거까지 7개월. 김영록 지사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3선 도전이라는 부담과 도전자들의 상승세가 변수다.
김 지사는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국책사업 성과를 실제 일자리 창출과 도민 생활 개선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긍정적인 도정 평가를 차기 지사 적합도로 이어가는 것이 과제다.
주철현, 신정훈 등 도전자들은 김 지사의 성과는 인정하되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남의 미래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대교체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어떻게 결집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경선 룰과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변수가 많다”며 “권리당원과 일반 도민 여론조사 비율, 결선투표 여부 등이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는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 될 전망이다. 김영록 지사가 현직 프리미엄을 살려 3선에 성공할지, 아니면 주철현·신정훈 등 도전자들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지 내년 경선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조사: 2025.11.7~8, 전남 18세 이상 1001명, ARS, 응답률 6.5%, 오차 ±3.1%p
KBS 조사: 2025.10.29~30, 전남 18세 이상 802명, 전화면접, 응답률 15.2%, 오차 ±3.5%p
KBC 조사: 2025.11.2~3, 전남 18세 이상 1000명, ARS, 응답률 5.8%, 오차 ±3.1%p
2025.12.08 (월) 01: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