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근 고대문화재연구원장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고대문화재연구원에서 열정을 다하고 있는 김승근 원장을 GJ저널 인터뷰석에 초대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화순 고인돌 유적을 비롯한 국내 문화유산들의 가치와, 이를 연구했던 김승근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GJ저널 독자들과 화순군민께 전한다.<편집자 주>
▲ 수천 년의 교훈 담긴 고대 문화유산, 진심과 관심 가질 때 우리 정체성 더욱 빛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늘날 현대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을 접합니다. 고대 문화유산은 의미 없는 대상으로 보이지만, 과거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수천 년 동안의 경험으로 깨달은 지식과 문명의 지혜를 품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선조들이 쌓아 온 천 년의 노력이 무색해지고, 우리가 지켜온 가치도 사라질 것입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은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역사는 계속 반복되고, 역사는 반복을 통해 교훈을 얻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갑니다. 선조가 어떤 마음으로 고인돌을 만들었는지 진심으로 느끼며 관심을 가질 때, 과거에서 비롯된 우리의 정체성을 갖는 자긍심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 고대문화유산 발굴 및 연구, 나아가 문화유산 가치 알리는 정책에 더 초점 맞추고 있어
고대문화재연구원은 국가사업을 대신하는 위임기관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오랜 구석기 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살았던 시대의 매장 문화유산을 발굴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합니다. 또한, 발굴조사 결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연구하고 기록·보존하는 학술사업으로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 공유의 아쉬움을 느끼고 이 가치를 대중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활용 및 홍보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고대 문화유산’이라는 단어를 접한 현대인들은 낯설고 어렵다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고대문화재연구원에서는 대중들이 조금 더 쉽고, 친근하게 관심 가질 수 있도록 문화유산청과 공동으로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일반인들과 함께 참여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공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문화유산을 찾아내는 것보다, 일반인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정책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발굴 작업 현장과 다양한 체험형 홍보 콘텐츠를 진행하는 모습. /고대문화재연구원 제공 |
▲ 화순의 문화유산은 연속성이 두드러져, 고대에도 살기 좋은 지역이었을 것
화순의 매장 문화유산을 발굴조사하고 연구하다 보면 화순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연속성을 다른 지역보다 강하게 느끼곤 합니다. 인류문명의 시작이라고 배우는 구석기부터, 신석기, 청동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꾸준히 문화유산이 발굴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기의 문화유산이 연속적으로 발굴되는 경우는 지역은 흔치 않습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이동이 편리하지 않았습니다. 문화유산이 연속해서 발굴조사 된다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문화적, 역사적 환경 조건을 갖춘 지역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적합한 조건을 갖춰 인간의 문화적 도시로 오랜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확인됩니다.
▲ 전통적 관념이 우연히 지켜낸 세계문화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 남모를 기쁨 느껴
화순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고인돌입니다. 화순의 고인돌은 대부분 2천 년, 3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먼 과거의 유적임에도, 놀라울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나무의 뿌리나 풀뿌리 등 자연의 변화에 의해, 혹은 사람의 손길이 닿아 훼손되기 마련인데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감탄할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평가됐습니다.
고인돌 유적이 위치한 땅이 과거에는 화순 한 문중의 선산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워낙 유교의 정서가 강하다 보니, 타인의 선산을 함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누구도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전통적 유교 사상의 높은 의식으로 인해 문화유산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 역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던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전통문화와 관념이 우연히 우리의 문화재를 지켰다고 생각하면 남모를 안도감과 기쁨도 느꼈습니다.
▲ 세계적 가치 지닌 화순 고인돌, 지역민의 많은 관심 이어지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입니다. 누가 봐도 우수함을 인정하는 보편적 가치, 그리고 이 문화유산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정체성을 볼 수 있는 탁월한 가치, 화순 고인돌 유적은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습니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는 세계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피라미드, 스톤헨지 등과 동등하게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유산입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우리의 주변에,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화순 고인돌에 대해 무관심한 분위기가 팽배해 잊혀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화유산이 지닌 가치는 우리에게 항상 필요한 공기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세계유산 화순 고인돌의 가치를 인식할 때까지 모두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지치지 않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최근 가을꽃 축제로 고인돌 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데, 꽃을 보러 잠시 들렀다 가는 곳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축제를 기회로 삼아 세계유산 화순 고인돌이 지닌 자랑스러운 가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꽃과 더불어 고인돌에 대해 한 번 더 알아가길 바랍니다.
*본 기사는 지난 2024년 11월 취재한 기사임을 알려드립니다.
![]() 김승근 고대문화재연구원장이 화순의 세계유산인 고인돌 유적지가 지닌 가치를 알아주고, 더욱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2025.12.16 (화) 07: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