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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어려운 시절 집에 찾아온 이들에게 밥을 차려 대접하셨다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의원님의 애민과 책임의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국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애민의식이라고 하죠. 그 마음은 책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삶에서 길러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제 할아버지는 대문 밖에 와서 구걸하던 분들을 전라도 말로 ‘동냥치’라고도 하는데요, 그런 분들이 오시면 한 번도 예외 없이 “손님 왔다, 안으로 모셔라” 하셨어요. 제가 모셔오면 할아버지는 그분들과 꼭 겸상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드시던 따뜻한 밥을 먼저 그분들께 드립니다. 그 다음에 부엌에 계신 어머니께 “아가, 식은 밥 있냐” 하셨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힘없는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어려운 이웃을 손님으로 대하는 태도, 그게 제 정치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힘없는 사람들의 삶을 보살피는 일이라면, 저는 그 정신을 할아버지에게 배운 것 같습니다..
Q2. 오랜 시간 함께하신 주향득 여사와의 관계가 정치적 선택과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 아내도 저와 비슷한 사람입니다. 사람에 대한 정성과 믿음이 크고, 함께 사는 이웃들에 대한 사랑이 참 깊어요. 제가 정치하는 동안 사람들과 저를 이어주는 중요한 끈이자 계기를 만들어준 사람입니다.
늘 머리로 계산하기보다 가슴으로 먼저 판단하고 길을 헤쳐나가는 사람입니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닌데, 옆에 있으면 늘 제가 가야 할 길을 저보다 반걸음 먼저 가고, 또 제 반걸음 뒤에서 함께하는… 소중한 동지이자 동반자입니다.
아침에 나올 때 제 얼굴 표정부터 다듬어 줍니다. “오늘 좋은 일 있을 거니까 얼굴 펴고 나가라.” 힘든 일이 있으면 “다 지나간다. 지난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다.” 그런 말들이 제 마음을 다시 세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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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도 정치도 결국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다만 행정은 주어진 법과 규정의 틀 안에서 하는 일이 많고, 정치는 그보다 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법대로 하는 것이 행정이라면, 정치는 법이 해결하지 못한 영역까지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치가 더 어렵고, 때로는 더 위험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행정가로 시작했지만 현장에서 법과 규정에만 묶이지 않고 새로운 사고를 했던 분입니다. 청년수당, 지역화폐 같은 정책도 그 당시 기존 제도에 없던 일이었죠.
저 역시 나주시장 시절 친환경 학교급식, 마을택시, 농기계 임대은행 같은 것들을 추진했습니다. 그때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거의 하지 않던 일들이었어요. 행정이 안 하던 일이었지만, 저는 정치의 힘으로 그걸 가능하게 만들고 주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고 봤습니다.
최근 대통령께서 저에게 가장 많이 주문하신 것도 농어촌 소멸 문제입니다. 기존의 획일적 지원 방식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 원’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한번 실천해 봤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셨고요. 저는 전남에서 제도를 실제로 만들어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서로 말을 많이 주고받지 않았어도, 눈높이와 방향이 닮아있습니다.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Q4. 쌀값과 양곡관리법을 언급하셨습니다. 농어촌 문제의 출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농어촌 문제의 출발점은 저는 늘 하나라고 봅니다. 농업인의 땀방울에 대한 정상적인 보상, 그리고 농업인이 갖는 자긍심에 대한 보상입니다.
양곡관리법도 그런 맥락입니다. 제가 법안을 제출하고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셨고, 새 정부 들어 첫 번째로 국회가 양곡관리법을 통과시키면서 가을 쌀값이 의미 있게 올라갔습니다. 농업이 존중받는 사회, 농민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 저는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5. 행안위원장으로서 절제된 언어와 예의를 갖춰 청문회를 주재했습니다. 대중적 주목보다는 ‘의회의 품격과 기록성’을 중시한 것 같은데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즘 국회는 여야 대립이 극한이고, 자극적인 언어가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이 되다 보니 분위기가 굉장히 격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너무 밋밋하다, 너무 순하다”는 지적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똑같은 생각만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닙니다. 국민도, 국회의원도 다양한 생각이 있고, 그 다양한 생각이 하나의 과정을 통해 합쳐지는 곳이 국회입니다. 그래서 첫째 서로 존중, 둘째 룰 존중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다수결이 있지만 소수 존중 원칙이 있고, 모든 참석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되 같은 규범을 요구해야 합니다.
위원장 역할은 누군가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룰을 벗어나려는 주장과 과열된 언어를 제지하고 정리해서, 서로의 논리를 듣게 하고 최적의 대안을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유튜브에 포커싱 되는 장면들도, 제 언어가 독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방어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게 국회의 품격이고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Q6. 전남·광주 통합이 되면 23개 시군이 하나로 묶입니다. 각 지역의 고유성을 지키면서 함께 성장하는 구조,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시·도 통합은 도시 행정을 주로 하는 광주와 농촌 행정을 대표하는 전남의 이질적인 행정체계를 하나로 묶는 일입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이질적인 행정을 강요할 위험이 있습니다. 핵심은 도시행정과 농촌행정의 조화를 통해 더 큰 경쟁력을 만드는 겁니다.
또 하나는 중장기적으로 도시 쏠림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농촌 소외가 가속화되고 불균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통합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려 했는데, 오히려 다시 소멸이 대두되는 역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합 시 행정은 끊임없이 도시 쏠림을 견제하고, 더 힘들게 사는 농어촌에 대해 산업·소득·일자리 측면에서 지속적 배려를 해야 합니다. 동시에 지역별 특성화 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동부권은 석유화학·철강의 대외 환경이 어렵습니다. 구조조정도 필요하고, 탄소중립에 적응해야 하니 친환경 고품질·수소환원제철 같은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서부권은 데이터센터, 컴퓨팅센터 유치와 함께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단지 구상들이 나오고 있고요. 서남해안은 재생에너지의 보고입니다. 그 에너지를 서울로만 보낼 게 아니라 지역에서 그 에너지로 성장할 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잖아요. 관광 계획, 환경 정책 같은 건 광역적으로 설계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결국 특성화 + 연대 + 협력이 통합의 설계 원리입니다.
Q7. 전남광주특별시의 핵심 산업축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첫째는 에너지 산업 전략입니다. 재생에너지는 어디에나 있는 에너지가 아닙니다. 미래 산업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죠. 그래서 에너지 정책을 통해 광주·전남이 먹고사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산업단지를 만들고, 수도권의 고부가가치 제조업·부품·소재, 나아가 반도체까지 지역으로 이전·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국민과 주민의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통해 지역민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둘째는 불균형을 교정하는 교통입니다. 광역화가 되면 도시에 가까운 곳은 기회가 있지만, 먼 곳은 그 자체가 형벌이 될 수 있습니다. 불균형과 기울어진 운동장의 상징이 됩니다. 그걸 바꾸는 첫 과제가 교통입니다. “내가 여기 살아도 불편함이 없다, 기회가 있다”는 확신을 주려면, 광역교통망과 생활권 교통망을 촘촘히 연결해야 합니다. 모든 도시에 대학병원을 지을 수는 없지만, 대학병원에 30분 내 접근 가능한 도시 구조를 만들어야죠. 정주 여건을 바꾸는 게 두 번째 축입니다.
Q8. 통합 과정에서 정체성 유지와 농산어촌 소외 우려가 큽니다. 제도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저는 ‘광주전남 특별시’냐 ‘전남광주 특별시’냐 논쟁이 있을 때, 처음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름 하나부터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이 고루 반영돼야 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농업과 농촌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죠.
‘광주전남’과 ‘전남광주’는 똑같은 말이 아닙니다. 그 어순 안에 앞으로 지자체가 지향해야 할 미래 가치가 담겨야 합니다. 저는 전남광주를 주장했고, 많은 의원들이 동의해서 이름표를 바꿨습니다.
통합의 기본 정신은 단순한 공평이 아니라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 더 불리한 지역과 사람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그게 제도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Q9. 통합 논의가 속도에 치우쳐 준비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성공을 위한 최소 조건과 단계는 무엇인가요?
통합은 최종 목표가 아니라 조건입니다. 통합을 만병통치약처럼 이야기하는 건 위험합니다. 중요한 건 통합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대의를 모으고, 그것을 실현할 행정력과 추진력을 갖추는 겁니다.
그리고 어떤 지도자가 통합의 선장이 되느냐는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정치적 수사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말보다 실력과 성과로 해결해야 합니다.
시·도민께서 새로운 통합시의 일꾼을 뽑을 때도, 균형감과 유능함,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할 철학을 갖춘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10. “왜 통합특별시의 수장이 신정훈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해주신다면요?
첫째, 저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몸에 담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주권은 이름표가 아니라 시대정신입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불의와 독재와 싸워오면서, 특히 어려운 농민들의 삶을 함께 해결해오며 만들어진 역사입니다.
둘째, 저는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해본 사람입니다. 쌀값, 마을택시, 학교급식, 농기계 임대은행, 공동급식. 이것들이 한 지역의 혁신으로 끝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혁신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전국 최초라는 건 혼자만 한 게 아니라, 전국의 행정과 민생에 변화를 만든 것이니까요. 저는 통합시에서도 민생 문제를 가장 다양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저는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척박한 전라도에 대한민국 최고의 공기업 한전과 16개 공공기관을 유치했습니다. 운도 있었겠지만 저는 승부사였고, 개척자였습니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만들었고,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인공태양 연구시설 같은 미래 전략을 오랜 기간 주창해 만들어냈습니다. 내려오는 기회를 받아먹은 사람이 아니라, 나무 위에 올라가 감을 따서 내려온 사람입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저는 통합된 전남·광주 특별시에서 시민의 일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 점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시도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은요?
우리는 지금 지역이 벼랑 끝까지 내몰린 상황을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통합이 마치 하늘에서 금덩어리가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절벽 끝에 서 있다가 다시 한 번 기회를 맞이한 겁니다. 통합은 기회지만, 통합 자체가 희망이 될 수는 없습니다. 희망의 기회를 만드는 건 결국 우리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정치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민주당에 거의 90%에 가까운 지지를 몰아줬습니다. 그 정도 압도적 지지였다면 이미 해결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광주·전남 정치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정치 혁신,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사람이 필요합니다. 적당한 지도자로는 안 됩니다. 실력과 성과로 입증해온 사람,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시민께서 더 깊이 있게 선택해 주셔야 합니다.
그 관점에서, 신정훈을 한 번 더 깊이 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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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김지유 · 영상:정채하 gjm2005@daum.net
2026.03.03 (화) 15: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