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엔 분노하고 보훈엔 침묵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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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엔 분노하고 보훈엔 침묵하는 대한민국

1,600만 제대군인의 민주주의는 사각지대인가
김성대 K보훈향군선진화 국민연대 상임대표

김성대 K보훈향군선진화 국민연대 상임대표
[GJ저널 망치] 최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체제와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국민들은 감독이 누구냐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선임 과정은 공정했는가, 절차는 투명했는가, 협회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인가를 따져 물었다.

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연일 이 문제를 다뤘고, 축구협회의 운영과 리더십은 국민적 검증의 대상이 됐다.

그렇다면 필자는 묻고 싶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대한축구협회보다 덜 중요한 조직인가?

재향군인회는 대한민국 1,600만 제대군인을 대표하는 단체다. 미국처럼 제대군인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까지 넓은 의미의 보훈 대상으로 본다면 약 4,500만 명의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보훈정책과 연결돼 있다.

이는 특정 단체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통합의 기반이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예우하는 국가의 품격과 직결된 문제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국민을 하나로 만든다.

그러나 보훈은 365일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국가통합의 가치이며, 그 중심에 재향군인회가 있다.

그런데 제38대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싸고는 비대면 총회, 이른바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비롯해 후보자 공개토론 부재, 선거운동 제한, 참관인 제한, 후보 번호 혼선, 전자투표의 신뢰성 문제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정치적 중립 의무와 관련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안은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실관계는 수사와 사법절차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제대군인들은 수사가 충분히 신속하고 엄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부와 서초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고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압수수색 등 핵심적인 강제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향군인회가 민간단체라는 이유만으로 공공성이 큰 선거를 일반 사단법인 내부 문제처럼 취급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보훈체계를 지나치게 가볍게 보는 일이다.

재향군인회는 국고보조금과 회원 회비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또한 국가보훈부의 지도·감독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회장 선거는 공직선거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것이 마땅하다.

국가보훈부 역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재향군인회의 민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대해 어떤 점검과 감독을 해왔는지, 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대통령실 또한 보훈을 국가통합의 핵심 가치로 강조해 왔다면, 1,600만 제대군인과 그 가족이 제기하는 공정성 논란을 단순한 민간단체 내부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논란에는 온 사회가 관심을 기울였다. 그렇다면 국가를 위해 청춘을 바친 사람들의 대표조직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는 그보다 더 큰 관심과 책임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월드컵에서 한 경기의 승패는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나 보훈의 공정성과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미래로 남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구를 두둔하는 일이 아니다. 철저한 사실 규명과 제도 개혁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책임 있는 감독, 그리고 재향군인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민주적 개혁이 이뤄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진정한 보훈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성대
K보훈향군선진화 국민연대 상임대표
정치학박사(보훈정책)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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