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 시대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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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차 산업 시대의 리더십

융합형 리더
비빔밥형 리더를 기다린다

최영근 키즈라라 대표
[GJ저널 망치]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산업을 말한다. 다시 말해 바로 플랫폼을 관장하는 기업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국내의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이 해당되고 해외로는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등이 되겠다.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의 등장(1784년)과 함께 탄생했고 2차 산업혁명은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의 변화를 말하며 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인터넷이 이끈 정보화 시대를 뜻한다. 4차 산업혁명이 이전의 산업적 변화와 다른 점은 무엇보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인공지능,사물인터넷,자율주행,가상현실 등)의 융합에 있다. 바로 융합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다.

얼마 전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조사해 발표한 2019년 글로벌 1위 제품(74개 품목)에서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7개씩을 차지했다. 한국은 D램, 낸드플래시, 스마트폰, 평판TV, OLED패널, 대형액정패널, 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일본은 디지털카메라, 레이저복합기, 이미지센서, 편광판, 마이크로 콘트롤러 등에서 수위를 기록했다. 이 자료가 내포하는 의미는 어느덧 대한민국이 일본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은 등골이 서늘해졌을 것이다.

이런 경제 지표의 한부분에서 필자가 느끼는 것은 경제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경제 분야만으로 가능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다시 말해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의 차이가 경제 분야의 차이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융합은 기본적으로 대화와 타협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고도의 유기체이다. 어느 하나만 가지고서는 이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리라. 독불장군 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은 물러났지만 일본의 아베 전 총리는 필자가 보기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3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시대의 리더로 보인다. 한일 간의 해묵은 갈등인 위안부 문제나 징용판결과 관련한 그의 고집스런 생각을 보면 융합과 소통이 중요시되는 이 시대의 리더감은 전혀 아니라고 본다.

그런 불통형의 리더를 가진 일본의 경제적 정체 현상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가? 더군다나 2년 전 남북의 정상이 자주 만나면서 조성된 해빙 분위기에 놀라서 이를 훼방놓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런 속좁은 이웃의 리더를 보며 한 국가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 음식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것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비빔밥을 꼽고 싶다. 과장해서 얘기하면 우리나라 음식은 전부 비빔밥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은 모두 섞고 비비지 않는가? 비빔밥은 물론이고 김치나 콩나물 등 대부분의 나물도 결국은 섞는다. 김치찌개도 섞고 된장찌개도 섞는다. 국도 결국엔 밥을 말아서 섞는다. 짜장면도 한국으로 건너와서 결국 섞어졌다. 서양의 스테이크나 피자, 햄버거 등은 섞어지지 않는다. 스시나 사시미도 섞이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 음식은 왜 섞는가 하는 호기심이 든다. 빈곤한 시절 변변한 식기도 없고 반찬 가지도 별반 없었을 옛날을 상상하면 한 그릇에 있는 대로 부어넣고 장으로 섞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비빔밥이 4차 산업의 대표적 음식이라면 지나친 견강부회인가? 대한민국의 대표적 메뉴로 손색 없는 이 비빔밥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섞었다는 데 있는 건 아니다. 섞이기 전 각각의 가치가 섞이고 난 뒤에 가치가 부가되는 이른바 시너지 효과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융합형 리더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소통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직접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소통만 해도 참으로 어려운 난제이다. 어떤 조직의 리더를 떠나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식구 몇 명과의 소통도 쉽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안다. 대개 무엇을 결정할 때 리더는 그 구성원들과 상의하고 결정하지 않는다. 아무 불만이 없다면 넘어가겠지만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고 왜 소통하지 않고 맘대로 결정하냐고 들이댄다면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결정을 많은 이들과 의논해서 결정할 수는 없으리라.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소통을 잘 하는 것인가? 결론은 좋은 결정을 하는 것이다. 좋은 결정이란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것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정답이다. 좋은 결정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그것은 ‘역지사지’일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을 하면 할수록 좋은 리더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필자는 경험을 통해 안다.

4차 산업 시대에는 모든 분야를 알기 어렵다.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공부를 통해 따라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지식이 많다고 유능한 리더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과거에 잘했다고 미래에 잘 한다는 보장도 없다. 모든 걸 혼자 다 하려고 한다면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찾아내는 날카로운 안목으로 중요한 결정을 잘 해내는 리더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4차 산업형 리더가 아닐까?

과거의 톱다운 방식의 지시형 리더는 이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군림형, 막무가내형, 자신은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형, 과거의 틀에 갇힌 도그마형, 시대의 변화에 담을 쌓는 캐슬형 등등은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는 아닐 것이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의 삶이 리더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친다는 걸 여기저기서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좋은 리더를 만나기란 참으로 어려운 거 같다. 국민을 사랑하고 이해할 줄 아는 아저씨형, 속이 깊은 동해 바다형, 모든 불만을 녹여주는 용광로형, 자존심 센 선비형, 이야기를 들어주는 보청기형, 카리스마 넘치는 드라마 주인공형 등...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비빔밥형 리더를 기다려 본다.


최영근 키즈라라 대표(현)
MBC 예능국장
MBC TV제작본부장
MBC AMERICA 대표
드라마제작사 초록뱀미디어 대표



*본 칼럼은 지난 2020년 10월 작성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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