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의료벨트 후폭풍…대학 통합도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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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의료벨트 후폭풍…대학 통합도 평행선

서부 의대·동부 병원 재편 중심
순천권 반발·목포권은 환영 입장
29일까지 대학 통합 합의 불발

▲ 동부권 의료혁신타운 조감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난 27일 목포와 순천을 중심으로 동·서부권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초광역 통합의료벨트’ 구상을 발표했지만, 의료시설 배치를 놓고 지역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순천권에서는 반발이 확산한 반면 목포권은 환영 입장을 냈고, 구상의 핵심 전제인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협상도 29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초광역 통합의료벨트는 동부권과 서부권 의료기관의 역할을 나눠 연결하고, 두 대학의 통합과 국립의대 신설을 연계해 지역 안에서 중증·응급·필수의료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통합특별시는 의료기관을 지역별로 경쟁시키지 않고 하나의 의료체계로 묶겠다고 밝혔다.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시장 직속 ‘공공의료혁신추진단’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을 통해 병원 기반시설과 공공의료, 의학교육, 인공지능 의료, 연구개발, 재원 확보 방안을 종합적으로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의료벨트의 전제가 된 대학 통합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대학본부와 의대, 대학병원의 위치를 놓고 통합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통합특별시는 정부가 2030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목표로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로부터 7월 말까지 두 대학의 통합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순천대는 이 같은 시한이 정부의 공식 통보에 따른 것인지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두 대학은 29일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목포대는 통합대학 본부를 순천에, 의과대학을 목포에 두는 안을 순천대에 공문으로 제안했다. 순천대는 동부권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서부권에는 통합대학 본부와 별도의 대학병원을 두자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같은 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학이 통합되지 않아 의대나 대학병원 유치가 무산될 경우 그 책임은 두 대학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동부는 병원 확장·서부는 의대 중심

통합특별시가 내놓은 의료벨트는 동부권과 서부권에 서로 다른 의료기능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동부권에는 순천 일대를 중심으로 ‘의료혁신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순천의료원은 이전·신축해 600병상 규모로 확대하고 국립의대의 수련·교육 거점병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분만과 신생아·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권역모자의료센터는 신축한 뒤 ‘공공전환’하는 방안이 담겼다. 중증·응급의료를 맡는 성가롤로병원에는 재투자를 추진하고,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은 이전·신축해 산업재해 치료와 재활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통합특별시는 이들 의료기관을 기능적으로 연결해 순천 일대에 ‘메가 메디컬시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부권에는 목포를 중심으로 의과대학과 의대병원, 의료 연구기능을 갖춘 ‘메디컬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목포시의료원과 목포한국병원 등을 연계해 중증·응급·필수의료 기능을 강화하고, 의대병원은 신축하거나 기존 병원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지역에서 의료인력을 선발해 교육·수련한 뒤 정착시키는 체계를 만들고, 의료기술 개발과 임상 실증, 사업화·창업으로 이어지는 연구 기반도 구축하기로 했다.

▲ 서부권 메디컬타운 조감도


의료시설 배치 놓고, 동·서부 반응 엇갈려

이 같은 배치 차이는 순천권의 반발로 이어졌다. 서부권에는 의대와 의대병원, 의료 연구기능이 제시된 반면 동부권은 권역모자의료센터 신축을 제외하면 기존 의료기관의 이전·확대와 재투자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순천대는 대학과 공식적인 협의 없이 의료벨트 구상이 발표됐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서부권에는 의대와 대학병원을 명시하면서 동부권에는 기존 병원 재편을 중심으로 제시한 것은 동부권 주민의 의대·대학병원 설립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구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도 28일 기자회견에서 의대 신설과 정원 배정은 정부 권한이라며, 통합특별시가 특정 지역의 의대 배치를 발표할 권한이 있는지와 ‘7월 말 대학 통합 시한’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순천시의회는 통합특별시가 공정한 조정자 역할을 벗어나 특정 방향을 제시했다고 주장하며 의대 문제에 대한 편파적 개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순천 지역 정당과 시민단체들도 동부권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구상의 철회 또는 재검토를 요구했다.

반면 목포권에서는 의료벨트 구상을 반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원이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목포시의회 등은 29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서부권 메디컬타운 프로젝트가 서남권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할 구상이라고 평가했다.

강 시장은 7월 말까지 대학 통합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고 정부 절차에 따라 의대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전 협의·공공성·실행계획도 쟁점

논란은 의료시설 배치에 그치지 않고 발표 과정과 사업의 실행 가능성으로도 번지고 있다.

순천시와 통합특별시가 발표 전에 어떤 내용을 협의했는지가 대표적이다. 폴리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기영 민선 9기 순천시장직 인수위원장은 통합특별시와 사전 협의는 있었지만, 민간병원을 행정이 육성·지원하는 방식에는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설명대로라면 사전 논의는 있었지만 핵심 내용에 대한 의견 차이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상이 발표된 셈이다.

협의 절차와 함께 재원 투입의 공공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성가롤로병원 재투자에 공공재정이 들어갈 경우 공공성과 형평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순천의료원의 600병상 확대 역시 대규모 예산과 부지 확보, 도시계획, 인허가 절차가 필요한 만큼 순천시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절차와 재정 문제와는 별개로, 동부권 내부에서도 해법은 하나로 모이지 않고 있다. 순천대와 일부 단체는 동부권에도 의대와 대학병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구상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진보당 순천시위원회는 목포대와 순천대에 각각 의대와 상급종합대학병원을 설치하는 ‘2개 의대·2개 대학병원’ 방안을 주장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지역 내부의 의견을 먼저 모아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의료벨트의 구체적인 실행 조건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통합특별시가 공개한 자료에는 동·서부권 의료기관별 역할만 담겼을 뿐 전체 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식, 단계별 추진 일정은 빠졌다.

해당 의료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어느 수준까지 협의했는지, 두 대학의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의료벨트를 어떻게 추진할지도 미지수다. 특히 목포 주변 군 단위 지역과 서부권 메디컬타운을 연결할 환자 이송과 진료 의뢰·회송 방안도 자료에는 담기지 않았다.

결국 초광역 통합의료벨트가 실제 의료체계로 이어지려면 대학 통합 문제뿐 아니라 동·서부권 시설 배치를 둘러싼 갈등과 재원 조달, 관계기관 협의 방안이 함께 구체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키워드 : 국립의대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 초광역통합의료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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