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기능·정원 어디로…통합특별시 조직개편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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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기능·정원 어디로…통합특별시 조직개편 충돌

기획·예산·인사 기능 배치 쟁점
광주·무안 조직·인사 우려 엇갈려
집행부 설명·익명글에 불신 증폭
노사협의체 실질 조정 여부 관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조직개편을 둘러싼 광주·무안청사 공직사회의 갈등이 핵심 기능과 정원 배치 문제를 넘어 노조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구체적인 배치안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집행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인사·정원 관련 가능성과 비공개 논의 내용, 익명게시판 글이 뒤섞이면서 불신이 커졌다.

29일까지 특별시와 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종합하면 특별시는 광주·무안·동부 등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하고, 직원들의 종전 근무지를 보장하면서 주요 지원 기능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예산·인사 등 주요 기능도 특정 청사에 집중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나누겠다는 방침이다. 특별시는 이를 종전 근무지 보장, 지원 기능 분산 배치, 3개 청사 균형 활용이라는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조직개편 논의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시지부와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도청열린공무원노동조합 등 3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세 노조 모두 종전 근무지 보장과 3개 청사 활용에는 공감하지만, 핵심 기능과 정원 배치 방향에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부서 이동 넘어 정원·보직까지

조직개편은 부서의 근무 장소만 정하는 일이 아니다. 부서가 옮겨가면 해당 부서의 정원과 과장·팀장급 보직도 함께 조정될 수 있다. 특히 핵심 기능의 배치는 정책 결정과 조직 운영의 중심이 어느 청사에 놓일지를 좌우한다.

기획·예산 부서는 주요 정책을 조정하고 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원 배분을 맡는다. 인사·조직 부서는 공무원의 배치와 직급별 정원, 부서 신설·통폐합에 관여한다. 이들 기능이 어느 청사에 놓이느냐에 따라 청사별 권한과 장기적인 인사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광주와 무안청사 공직사회는 조직개편을 단순한 업무 분산이 아니라 각 청사의 조직 규모와 정책 영향력을 결정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 ‘조직 축소’ 전남 ‘권한 집중’ 우려

광주청사 공직사회는 핵심 부서와 정원이 무안·동부청사로 이동하면 장기적으로 광주청사의 조직 규모와 승진·보직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직원의 근무지를 보장하더라도 직급별 정원이 다른 청사로 옮겨가면 인사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휴직과 파견 등으로 발생한 광주청사 결원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남도청공무원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3일 고광완 안전민생부시장 주재로 광주청사 직원 대상 의견청취 간담회가 열렸다. 약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인사기획관은 육아휴직·병가 등으로 발생한 광주청사 결원이 153명이며, 이를 전남도청 6·5급 승진 대기자로 충당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동부청사 조직을 확충할 경우 광주청사 결원의 90%를 줄여 필요한 인력을 채운다는 내용도 간담회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 내용은 확정된 조직개편 방침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다.

이에 전남노조는 그동안 집행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듣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확정되지 않은 인사 가능성을 광주청사 직원들의 불이익으로 받아들이게 해 불안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전남노조는 광주청사 인원을 줄이거나 결원을 전남청사 직원으로 채우기로 했다는 내용 역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전남도청공무원노조와 전남도청열린공무원노조는 핵심 행정 기능이 광주청사에 집중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과 정무·대외협력 기능이 광주청사에 있는 만큼 기획·예산·인사·조직·감사 등 기관 운영의 핵심 기능은 광주와 무안청사에 균형 있게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노조는 핵심 기능까지 광주에 몰리면 무안청사가 사업 집행 중심의 청사로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남 열린노조는 반도체와 기업 투자 등 경제 기능은 광주권이, 핵심 행정 기능은 무안청사가 맡는 역할 분담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양측의 주장은 방향이 다르지만 출발점은 비슷하다. 조직과 권한이 상대 청사로 이동하면 자신이 속한 청사의 정원과 보직, 정책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집행부 설명·익명글에 불신 증폭

이 같은 이해 충돌은 비공개 논의 내용과 집행부의 인사·정원 관련 설명이 외부로 확산되고, 익명게시판 글과 노조 유인물까지 등장하면서 노조 간 불신으로 번졌다.

전남 양대 노조는 황기연 행정부시장과 3개 노조가 참여한 비공개 간담회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고 일부 내용이 왜곡돼 전파됐다고 주장했다.

또 비공개 간담회에 공무원이 아닌 외부 인사가 참석했으며, 광주지역 간부공무원들이 이를 묵인했다며 사실관계 확인과 관련자에 대한 인사·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이는 전남 양대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제기한 주장으로, 특별시의 공식 확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남노조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조롱성 글도 갈등을 키웠다. 해당 글은 전남청사 직원인 것처럼 핵심 기능과 광주청사 결원 처리 방안을 사실로 단정하고 광주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광주노조는 이 글을 유인물 등에 활용했지만, 이후 작성자는 광주청사 직원으로 확인됐다. 작성자는 25일 자신의 작성 사실을 밝히고 사과했고, 전남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당초 검토했던 사법 대응에는 나서지 않기로 했다.

광주노조도 28일 노조 책임자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전남도청 공직자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전남노조 측은 글의 입수 경위와 유인물 제작·배포 과정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며 추가적인 수습을 요구했다.

광주노조는 조직개편 내용과 배치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이야기가 확산됐다며 공식적인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조직개편안 전면 백지화와 황기연 행정부시장의 협의 배제, 과장급 실무진 중심의 논의도 요구했다.

집행부가 구체적인 조직개편안과 판단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조건부 검토 내용과 비공개 논의, 익명게시판 주장이 뒤섞이면서 공식 설명보다 노조의 성명서와 유인물을 통한 공방이 앞선 셈이다.


노사협의체, 실질 조정력 관건

논란이 확산되자 특별시는 지난 26일 조직·인사 담당 부서와 3개 노조가 참여하는 ‘조직개편 노사 공동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특별시는 협의체에서 3개 청사의 기능과 부서 배치, 종전 근무지 보장, 공정한 인사 기회와 직원 근무 여건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민 편익과 행정 효율성, 기능 간 연계성, 청사 간 균형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하는 실무 협의기구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협의체 구성 발표 당시 참여 인원과 운영 방식, 첫 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특별시는 25일 토요일 노조에 전화로 협의체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다음 날인 26일 일요일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운영 방식과 참석 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공식 공문은 27일 월요일 오후 노조에 전달됐다.

구체적인 협의 절차보다 발표가 앞서면서 노사 간 불신을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협의체 운영을 두고도 광주노조는 황기연 행정부시장 배제와 과장급 실무진 중심의 협의를, 전남 열린노조는 노조별 동수 참여와 외부 인사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앞으로 조직개편 논의는 청사별 부서·정원 배치와 결원 처리 기준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협의체가 의견수렴 창구에 머물지 않고 청사별 기능과 정원 배치까지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특별시가 청사별 기능과 정원을 나누는 기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협의체 논의를 실제 개편안에 어떻게 반영하느냐가 갈등 해소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키워드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 조직개편 |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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