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0년 내부손상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한 KSTAR 핵융합로/투데이 에너지 |
인공태양이란 뭘까요? 영어로는 Artificial Sun, 핵융합을 지상에서 재현하려는 장치라고 보면 됩니다. 태양의 내부 온도는 1,500만°C, 중심부는 지구 대기압의 2,500만 배에 달하는 초고압입니다. 지구에선 그런 압력을 만들 수 없으므로 초고온 플라즈마를 도넛 모양의 자기장으로 가두는 장치를 만듭니다. 이 장치의 대표가 바로 토카막 핵융합 실험로이지요. 아주 간단히는 핵융합을 흉내 낸 기계시설입니다.
핵융합이란 에너지가 발생하는 자연법칙으로, 태양 중심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수소 원자핵을 서로 붙여서 더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때 질량 일부가 에너지로 전환(E=mc²)되어 엄청난 열과 빛이 생깁니다.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로, 터뜨리는 게 아니라 붙이는 것입니다.
핵융합의 장점은 너무 많지요. 우선은 연료가 바닷물에 많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삼중수소라 매우 풍부하고, CO₂도 안 나오며, 폐기물도 거의 없습니다. 즉 핵융합은 자연의 근본 현상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는 이것을 ‘꿈의 청정에너지’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왜 전라남도 나주일까요? 이번 공모사업 평가에서 나주는 모든 항목에서 ‘매우 우수’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지 규모, 진입로, 전력, 상하수도 등 기본요건은 물론 안전성과 확장성 등 입지 요건, 지자체 지원체계, 국가균형발전 등 정책 부합성까지 명실공히 인공태양 연구시설 최적지임을 인정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한국전력을 비롯해 에너지 생태거점의 인프라 관련 기업이 있고, 어쩌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설인 한전공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갈 길이 멀지요. 아직 상업 발전에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만, 우리나라는 KSTAR 핵융합로가 1억°C 플라즈마를 100초 이상 유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명실상부 “지구에서 태양의 일부를 붙잡아 에너지로 쓰는 기술”에 가장 빠르게 다가가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빠르면 2050년, 잘하면 2030년쯤 실증 실험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습니다. 시설의 완성과 함께 플라즈마의 안정성, 에너지 손실, 극한재료, 연료확보, 시스템 통합, 비용과 경제성의 난제가 수도 없이 쌓여있지요. 프랑스의 ITER, 중국의 EAST 등 세계 여러 나라가 벌써 시작은 했으나 실용화에 더딘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 자신도 이 기술에 너무나도 관심이 많고, 2000년대 초 제 전공인 고에너지 가공 기술로 핵융합로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지요. 인공태양 기술은 과학원리를 기반으로 출발하여 과학의 원리 위에서 작동하는 공학 기술이 집대성되는 고도의 엔지니어링입니다. 과학은 세상의 원리를 밝히고 공학은 그 원리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지요. 칼 포퍼는 말했지요. 과학은 반증 가능성이고 공학은 검증 가능성이다. 이제는 그 구분마저도 없어지는 AI시대입니다. 한전공대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 |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2025.12.07 (일) 1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