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회장 직선제 5월 입법 가닥…농업계 입장 갈려 정부, 5월 입법 마무리 추진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
| 2026년 04월 30일(목) 1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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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을 187만 농·축협 조합원이 직접 뽑는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입법이 5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부와 일반 조합원 다수, 일부 농민단체는 직선제 도입에 찬성하는 반면, 농협중앙회와 일선 조합장 다수는 강력 반발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월 27일 정부세종청사 정례 간담회에서 “농협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지방선거까지 넘어가면 정치적 쟁점과 결합할 수 있다”며 “5월에 현재 제안된 입법이 정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안의 골자는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 ▲외부 독립 감사위원회 신설 ▲농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 등 3가지다. 직선제는 2028년 3월 차기 중앙회장 선거부터 적용되며, 회장 임기는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조합원·국민 95% “개혁 필요”…조합장 96% “직선제 반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식품부 의뢰로 한국갤럽에 맡겨 4월 21~24일 농협 조합원 1,079명과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조합원 94.5%와 일반 국민 95.1%가 농협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부 감사위 설치, 조합원 직선제, 정부 감독권 확대 등 세부 항목에서도 80~90%대의 찬성률이 확인됐다.
반면 농협중앙회가 4월 9~10일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71명 중 96.1%가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에 반대했다. 농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에는 96.8%, 외부 감사위원회 설치에는 96.4%가 반대 의견을 냈다.
전농·전여농 “직선제는 농민의 요구”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직선제 도입을 농협 개혁의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정부안을 적극 지지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전농은 4월 13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고향인 경상남도 합천에서 ‘강호동 사퇴 촉구 경남 농민대회’를 열었으며, 같은 날 제주에서는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가입한 지역 조합장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전농은 4월 17일 문금주 의원(민주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등이 4일 전 발의한 ‘선거인단 방식’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 “직선제 방침을 12일 만에 번복한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국회에 발송했다.
조합장 비대위 “관치 개입 즉각 중단”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결의대회’를 열고 ▲관치 감독 즉각 중단 ▲독소조항 폐기 ▲자회사 지도·감독권 존치 ▲비효율적 감사기구 신설안 철회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시도 중단 등 5개 항목을 국회에 요구했다.
비대위는 결의대회 참석 인원을 약 2만 명으로 발표했으나, 전농은 “농협중앙회가 조합당 버스 1대 이상을 필수 인원으로 할당하고 시군별 참여 인원 보고를 지시하는 강압적 동원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비판 성명을 냈다. 결의대회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참석해 무대에 무릎을 꿇고 큰절하며 “농협이 관치의 틀에 갇혀 자율성을 잃게 되면 그 피해는 농업인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농협유통 용역 계약 관련 1억 원 수수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4월 28일에도 조합장과 농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을 열고 같은 요구사항을 거듭 강조했다.
한농연·종농협 “선거제도보다 경제사업 개혁 우선”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당정협의가 열린 4월 1일 당일 성명을 내고 “다양한 선거제도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회는 비대위 결의대회와는 별도로 4월 20일 국회 앞에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직선제 재논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진정한 농협 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있지 않다”며 “지역농협 구조 개선과 경제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농가 수취가격을 높이는 것이 현장이 요구하는 개혁”이라고 말했다.
국회, 별도 개정안 잇따라 발의
국회에서는 정부안과는 별개의 농협법 개정안도 잇따라 발의됐다. 문금주 의원 등 12명은 4월 13일 조합장과 일부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종덕 의원은 4월 21일 직선제 전환과 함께 기존 감사위원회를 폐지하고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감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 추진의 배경에는 농협 내부 비위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협 계열 조합 및 임직원에 의해 발생한 금융 비리는 285건, 사고 금액은 961억 원에 이르며, 회수율은 약 56%에 그쳤다.
농식품부는 5월 중 1차 개혁안 입법을 마무리한 뒤, 6월에는 농산물 유통·판매 기능 강화와 조합 규모화 등 경제사업 활성화를 담은 2차 개혁안을 별도로 발표할 계획이다.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