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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권리당원 명부 유출 잇따라…공정성 흔들

화순서 돈봉투·명부 경찰 수사
충북은 ‘사고당’ 지정·중징계
울산선 명부 축소·누락 의혹
총선·지선 때마다 반복 고질화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2026년 04월 10일(금) 14:23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권리당원 명부 유출 및 관리 부실 의혹으로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전남에서는 화순군수 경선을 둘러싼 금품·명부 동시 전달 의혹이 경찰 수사 단계로 넘어갔고, 충북과 울산에서도 유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남 화순 ‘돈봉투·명부’ 동시 전달 의혹

전남 화순에서는 민주당 화순군수 경선 과정에서 돈봉투와 함께 권리당원 명부가 지역 이장에게 전달됐다는 공익 제보가 나와 화순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제보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 이장이 돈봉투와 함께 권리당원 명단을 전달받았고, 예비후보 3명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관련 자료는 증거로 경찰에 제출됐으며, 경찰은 고발인에 대한 DNA 채취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발인은 지역 번영상가회장과 이장을 겸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이중투표 유도 의혹과 관련해 임지락 화순군수 예비후보와 관계자 2명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도당은 해당 조치를 별도 브리핑 없이 홈페이지 공지 형태로만 알렸다. 화순군수 경선은 4월 6~7일 권리당원 투표 50%와 안심번호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윤영민·임지락 예비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충북 ‘사고당’ 지정 뒤 3개월 만에 재점화

충북에서는 같은 문제가 올해 들어 두 차례 반복되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1월 청주·음성·옥천 등에서 신규 권리당원을 상대로 특정 출마 예정자 명의의 문자·음성 메시지가 발송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1차 파동을 겪었다. 중앙당은 윤리감찰단을 투입해 도당 컴퓨터와 CCTV에 대한 포렌식 작업까지 벌였고, 충북도당을 사고당으로 지정해 당시 이광희 도당위원장이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도당 당직자 3명에게 중징계가 내려졌다.

이후 3개월여 만인 4월 초 의혹은 재점화됐다. 청주시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김성택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한 절차 없이 권리당원 명부가 특정 세력에 공유되고 있다”며 명부 ‘스와프’(교환) 정황과 선거용 앱 이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7일 충북경찰청에 이강일(청주 상당) 국회의원 등을 개인정보보호법·정당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8일에는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징계를 청구했다.

이강일 의원은 9일 충북도청 브리핑룸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연루는 전면 부인하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유출된 당원 명부가 사용됐다는 주장은 사실로 보인다”, “출력된 명부가 지역 후보자에게 전달됐고 배포자도 특정됐다”고 밝혔다. 명부 유출의 존재와 배포 경로 특정 사실을 현역 국회의원이 공개 석상에서 인정한 것이다.

사안은 도지사 경선 국면으로까지 번졌다. 민주당 충북지사 결선 경선에서 탈락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 명부가 유출돼 특정 후보를 위해 조직적으로 활용됐다”며 “청주의 한 지역위원장이 내세운 광역비례대표 후보가 충북 전역에 특정 도지사 후보를 지지하는 대규모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울산 동구청장 경선 ‘명부 축소’ 의혹

울산에서는 유형이 다른 문제가 제기됐다. 민주당 울산 동구청장 경선에 참여한 김원배 예비후보는 9일 경선 과정의 당원명부 불법 활용과 여론조사 절차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당에 재심과 재경선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울산 동구의 권리당원 수가 지난해 8월 기준 약 5천 명으로 파악됐으나 실제 경선 여론조사 기관에 업로드된 인원은 2,454명에 불과했다”며 명부가 인위적으로 축소·누락됐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또 투표 전날 임의로 당원 DB 업로드 시점이 변경된 점 역시 절차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된 고질적 문제

권리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돌발적으로 등장한 사안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에서도 탈락한 김승남 의원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전남 고흥 지역에서 경쟁 후보 관계자 측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권리당원 명부가 유출돼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구 경선에 대한 무효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제주문화방송(제주MBC)도 지난달 23일 제주도지사 선거준비사무소의 권리당원 명단 유출 정황을 보도하면서 “2018년에도 당원 명부 유출로 2명이 사법처리된 전례가 있고, 최근 여수 지역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경선 구조가 키우는 유출 유인

의혹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배경에는 민주당 경선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역과 선거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를 30~50% 반영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권리당원 명부를 확보하고 이들에게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지 여부가 경선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명부에 대한 구조적 유인이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당규 제16조는 선거인명부 관리 책임자가 “사본 교부 전까지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지역 단위에서는 반복적으로 유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권리당원 명부 유출은 사안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정당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사전 선거운동·허위사실 공표) 등 복수의 법 규정에 걸릴 수 있으며, 당규 위반으로 윤리심판원 징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사 단계에서 유출 경로와 관련자가 특정될 경우 후보자 자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6·3 지방선거까지는 50여 일이 남아 있다. 각 지역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와 중앙당 감찰 결과가 본선 공천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선호성 기자 gjm2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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