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산책> 머리 좋은 지식인의 뻔뻔한 거짓말 한학자 未能 金塗洙(미능 김도수) 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
| 2026년 01월 27일(화) 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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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叛者其辭慚,中心疑者其辭枝,吉人之辭寡,躁人之辭多,誣善之人其辭游,失其守者其辭屈]
『주역(周易)』 〈계사전〉의 이 문장은 인간의 언어가 곧 내면의 숨길 수 없는 고백임을 꿰뚫는다. 2026년 1월,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 고전의 통찰이 오늘날에도 얼마나 서슬 퍼렇게 유효한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장면이 되었다.
과거 거짓말 탐지 검사관으로 일하며 수많은 피조사자의 심리를 관찰했던 필자는 이번 청문회를 보며 강한 기시감을 느꼈다. 미국 TV 프로그램 ‘치터스(Cheaters)’에서 외도 현장을 들킨 한 남성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는 마이클이 아니라, (있지도 않은) 쌍둥이 형제다”라고 우기던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인간이 얼마나 비루한 궤변으로 자신을 기만하는지를 보여준 사례였지만, 오늘의 청문회장은 웃음조차 허락하지 않는 비극이다.
녹취로 공개된 후보자의 언행과 보좌진에 대한 갑질은 이제 새삼스러운 문제도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상식과 양심의 경계를 거리낌 없이 넘나드는 그의 태도다. 후보자는 소위 ‘로또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자녀의 불행마저 논리로 끌어들인다. 진정 자녀의 화합을 바랐다면 별거가 아니라 함께 거주하며 관계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부모의 상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들의 교통카드 사용 내역 등 생활의 실체를 증명할 최소한의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 말은 넘치지만, 진실을 확인할 증빙 앞에서는 침묵한다. 조급한 자의 말이 많고, 의심을 품은 자의 말이 갈래를 친다는 고전의 경고가 그대로 재현되는 순간이다.
비리의 현장에는 탐욕스러운 법률가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최근 후보자가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비망록에는 사건을 덮으려 검찰총장 출신의 이름을 거론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전문 지식이 정의의 도구가 아니라 진실을 은폐하는 장치로 쓰이는 순간, 법치는 껍데기만 남는다.
정치권의 대응 역시 절망적이다. 명백한 결함 앞에서도 결단을 미루는 관망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다른 한편에서는 진영을 이탈한 자를 향해 잔혹한 언어 폭력을 가하며 증오의 정치를 부추긴다. 비겁한 관망과 분노의 선동이 정치를 대신하는 사이, 제도의 신뢰는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지식인들의 파렴치한 타락은 과연 이 후보자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일인가. 그들이 쌓아 올린 학문은 ‘성찰의 도구’가 아니라 ‘제 잇속을 챙기고 과오를 덮는 방패’로 전락하고 있다. 지위가 면죄부가 되고, 지식이 기만의 수단이 된 사회에서 배움은 의미를 잃는다.
『주역』의 경고처럼, 말이 갈래지고 비굴해진 사회는 이미 중심을 잃은 사회다. 정직을 저버린 지식인, 책임을 외면하는 정치, 권력에 복무하는 전문가들이 뒤엉킨 이 현실을 견뎌야 하는 것은 결국 국민뿐이다. 이제 우리는 이 뻔뻔한 연극의 관객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비겁한 언어의 성찬에 종지부를 찍고,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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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J저널망치 gjm2005@daum.net

